공매도, 없는 주식을 팔 수 있다?!: 알아보자! 경제이슈

지난주 금요일 발생한 삼성증권의 배당 사고가 주말을 지난 이후에도 이슈다. 이번 배당사고에서 의문스러운 점들이 여러가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삼성증권은 그 많은 주식을 어떻게 직원당 1000주나 배당할 수 있었을까’라는 의문을 가진 사람들도 많이 있다. 보통 주식 배당은 신주 발행을 통해 지급되지만, 삼성증권은 신주를 발행하지 않았다. 이번에 잘못 배당된 주식은 총 28억1000만주로 삼성증권의 발행주식수 8900만주보다도 훨씬 많다.

 

 

공매도- 왜 없는 주식을 매도할까

삼성증권이 ‘없는’ 주식을 배당하고 배당받은 직원들이 ‘없는’ 주식을 매도할 수 있었던 것은공매도(空賣渡)’ 때문이다. 공매도는 없는 것을 판다는 의미로, 주식시장에서는 이 공매도 덕분에 주식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매도 주문을 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보유한 주식을 매도할 때는 향후 주가가 하락할 것을 예상하고 판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를 통해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다. 이 때 매도할 주식을 보유해야지만,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매도해 수익을 볼 수 있다.

 

주식을 보유하지 않더라도, 시세차익을 노릴 수는 없을까.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A라는 회사의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확신이 들어 시세차익을 보고 싶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때 활용하는 것이 공매도다.

 

투자자가 A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더라도, 일단 빌려서 10만원에 매도를 한다. 이후 A 주가가 7만원으로 하락하면, 이때 A 주식을 사서 빌렸던 주식을 갚는 방식이다.

 

보통 주식을 주가가 낮을 때 사서 높을 때 파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공매도는 순서만 바뀌었을 뿐, 주가가 높을 때 팔고 주가가 낮을 때 사는 것이다.

 

공매도에도 주식을 빌려서 매도하는 커버드 쇼트셀링(covered short selling·차입 공매도)과 주식을 빌리지 않은 상태에서 미리 매도하는 네이키드 쇼트셀링(naked short selling·무차입 공매도)로 나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커버드 쇼트셀링만 가능하다.

 

하지만 이번 삼성증권의 배당사고는 주식을 빌리지 않은 상태에서 배당이 되고 매매가 됐기 때문에 네이키드 쇼트셀링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출처:unsplash.com>

 

 

공매도 폐지 요구하는 개인투자자

공매도는 이전부터 개인투자자들을 위주로 폐지 요구가 있어왔다. 개인투자자들도 공매도가 가능하지만 대부분 외국인 투자자나 기관투자자가 활용한다. 개인투자자가 공매도 전략을 시행하기에는 조건이나 절차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주식을 빌린 후에만 공매도가 가능하다.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가 대량으로 주식을 빌리는 것에 비해 개인 투자자가 빌리고자 하는 주식수는 소량이기 때문에 개인투자자에게 주식을 빌려주는 기관은 많지 않아 현실상 주식을 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매도 투자자별 비중은 2017년 유가증권시장 기준으로 외국인이 68.9%, 기관이 30.9%, 개인이 0.2%다. 2014년(외국인 72.1%, 기관 26.5%, 개인 1.3%)에 비해 개인투자자 비중은 오히려 줄었다.

 

<공매도 투자자별 비중, 출처:한국거래소, 편집:핀다>

 

공매도는 주식을 파는 행위이기 때문에 매도 물량이 시장에 나와 주가 하락세를 이끌게 된다. 특히 악재로 주가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공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오면, 개인투자자들의 손해폭은 더 커지게 마련이다. 이 때문에 공매도 폐지에 대한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오는 것이다.

 

공매도가 유지되는 이유

이러한 개인투자자들의 목소리에도 금융당국이 공매도를 유지하는 이유는 공매도가 시장의 유동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만약 공매도가 없는 주식시장이라면, 박스권이 갇혔을 때 투자자들이 펼칠 수 있는 투자 전략은 많지 않다. 주가의 우상향만 기대하며 투자를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주식시장의 활기가 사라지는 셈이 된다.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머물던 2000년 대에 공매도가 관심을 받기 시작한 이유다.

 

또한 공매도는 투자자의 의견을 즉각 반영될 수 있어 시장의 효율성을 높인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공매도 덕분에, A라는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더라도 해당 주식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가진 투자자는 자신의 의견을 ‘매수’를 통해 반영할 수 있으며,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투자자는 ‘매도’를 통해 반영할 수 있다. 만약 공매도가 없다면,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투자자는 시장에 참여할 수 없어 시장이 정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셈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에 공매도 유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 강하지만, 기관이나 외국인투자자들에 비해 공매도를 하기가 어려운 개인투자자들은 하락하는 주가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유미

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으며 이데일리에 입사해 기업금융, IT, 국제부, 증권부 등에서 취재를 하고 글을 썼다. 2016년 카이스트 MBA 졸업하고 2017년 여름부터 스타트업에서 콘텐츠 기획 및 편집 등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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